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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I Financial Group

#4. 핀테크, 좀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죠.

Apr. 24. 2017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제 18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이 개최됐습니다.

 

✔ 기사 보기 : 글로벌 경쟁력 갖춘 핀테크 뿌리 내릴 생태계 만들어야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위한 전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뱅크 3.0 저자인 브렛 킹, 스티븐 모나한 Gen Life 최고투자겸혁신 책임자, 윤종원 OECD 대사 등 저명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을 짚어보고 새로운 금융거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데일리는 이날 행사 중 강임호 한양대학교 교수 사회로 진행되는 패널토론에 초청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과 폴 신 딜로이트컨설팅 핀테크 파트너와 함께 국내 핀테크의 현주소 및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내부의 시각으로는 당연한 생각과 대화들이 외부의 시각으로는 참 낯설면서 신선한 시각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신승현 대표(이라 쓰고 신짱이라 읽는다) 이야기의 깊이가 깊어질 수록 청중의 집중도는 높아졌는데, 그를 통해 불확실성 속을 걸어가고 있는 데일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분명 존재하고, 여기에는 무척 큰 가치가 담겨 있다는 것을 느껴 많은 힘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함께 동석한 패널 분이 손을 치켜들며 따봉을 보여줬을 땐 제가 다 신이 났어요)

 

이날 나눈 이야기를 요약해 소개합니다.

 

▲ 세미나장 입구. 반겨주던 미디어월

 

 

한국 핀테크의 현주소를 알고 싶다면, "가운데 기존 금융기관을 상징하는 원 하나를 그리고, 그 바깥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상징하는 원 세 개를 그려주십시오"

 

우선 핀테크에 대해 생각할 때는 원을 하나 그려 주시길 바랍니다. 그 원 안에는 기존 금융기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깥으로 세 개 정도의 새로운 영역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첫 영역은 인에이블러(Enabler) 또는 파이낸셜 테크놀로지(Financial Technology)라고 불리우는 영역입니다. 금융산업의 성장은 IT와 관련이 깊은데요. 최근 스마트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커넥티드(Connected) 고객경험이 중요해지면서 필요한 기술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숫자적으로도 기술적 깊이로도 말이죠. 과거에는 금융이 IT를 도입한다고 하면 내부 서버를 늘리는 등의 백단의 업무만이 해당 됐는데, 이제는 비대면, 생체인식 등 프론트단에서의 큰 변화가 필요해지고 있는 겁니다.

 

즉 소비자가 금융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하는 많은 기술들이 필요해지고 있는데, 과거처럼 사내에 전문인력 채용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든가 어느 한 회사 하나가 대응할 수 있다든가 하지가 않는 겁니다. 각각의 기술 별로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는 거죠. 이를 시장에서는 인에이블러(Enabler)라고 표현하는데, 최근 글로벌에서는 파이낸셜 테크놀로지(Financial Technology)라고 따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또 다른 영역은 디스럽터(Disruptor)입니다. 우리가 ‘핀테크’ 하면 쉽게 떠올리는 서비스들이 대부분 이 영역에 해당합니다. 은행이나 카드사, 보험사, 자산운용사가 라이선스를 가지고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비슷한 라이선스 또는 아예 다른 접근을 통해 기존 플레이어의 영역을 대체해 나가고 있는 플레이어인데요. 크라우드펀딩이나 간편송금, P2P 보험 등이 이 영역에 해당합니다. 고객 입장에서 바로 체감할수 있는 것이 이런 B2C 서비스이기 때문에 보통 핀테크 하면 해당 영역의 서비스들로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마지막 영역은 플랫폼 기반의 플레이어입니다. 기존 금융시장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금융상품을 유통시키는 영역에서의 새로운 플레이어인데요. 배경을 설명하자면, 직접 디스럽터가 되어 기존 금융사와 싸우려고 하니 쉽지가 않은 겁니다. 그들은 너무 크고 강하니까요. 시장환경 역시 그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고요. 그런데 그중 한쪽에 조금 만만해 보이는 영역이 있었던 거예요. 금융상품을 유통하는 영역이었습니다.

 

국내 금융상품 판매유통시장 규모는 12조 정도가 됩니다. 금융기관들이 1년에 15조를 벌어 들일 때 보험설계사나 GA, 신용카드 판매사, 대출모집인 등도 12조를 벌어 들이고 있는 겁니다. 즉 이 영역은 경쟁 대상이 판매사들이기 때문에 금융사보다는 영세하고, 시장 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크니까 이 영역을 목표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는 겁니다. 주로 플랫폼 기반의 플레이어죠. 이들은 금융정보를 제공하든 상품을 비교하든 등의 소비자에게 유리한 특정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고 이후 상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자문하는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핀테크에 대한 전망,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조금 더 솔직해 보죠”

 

앞서 언급한 내용을 기준으로 국내 핀테크의 전망에 대해 언급하자면, 현재 기사 등을 통해 시장에서 알려지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영역 별로 말씀 드려 보겠습니다.

 

우리에게 핀테크로 가장 익숙한 디스럽터 영역을 먼저 살펴보죠.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 금융기관에 비해 커버리지가 넓습니다. 금융서비스 이용환경이 무척 잘 마련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상대적으로 중국에서 핀테크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금융을 처음 접하게 된 배경에 핀테크 회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핀테크 기업이 그들에게 첫 금융사가 되었기 때문이지 그들이 기존 금융사의 고객을 빼앗아 온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국내에서 렌딩이나 보험을 대체할수 있는 개별 플레이어가 나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P2P금융을 예로 살펴보면, 이들은 기존 금융권이 커버하던 영역을 조금씩 잠식해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커버하지 않던 영역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5-6년 전 저축은행이나 부동산 PF가 망가지고 나서 시장 내 소화가 되지 않던 부동산 물건들이 P2P금융의 중심 상품이 되고 있죠. 이 경우 향후 비즈니스 사이클이 도래하면 많은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디스럽터들의 글로벌 동향이 이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그렇게 움직일 것이라고 보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중 로보어드바이저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합니다. 이는 기존 운용사의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5-10년 전부터 자산운용의 트렌드가 ‘분산 투자’, ‘저비용 투자’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기존 시장을 빼앗아 오는 게 아니라 산업의 발전 방향과 맞닿아 있고, 필요 기능이 극대화된 것이기 때문에 디스럽터에서는 이 로보어드바이저를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인에이블러의 경우가 오히려 긍정적입니다. 국내 금융시스템은 해외 선진 금융시장에 비해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무척 발달되어 있습니다. 신용카드만 있으면 무척 짧은 시간 안에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이체나 조회 등 간편 금융서비스들은 해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편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침투율은 90%가 넘어가고 있고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금융을 원할까요? 이들이 원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다면 빠르게 국내에서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해외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이 해당 영역 기술의 대표적인 예죠. 요약하자면 국내 금융 인프라 수준 및 디지털환경에 최적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다면 그 플레이어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합니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기반 영역을 볼까요. 앞서 금융상품 판매유통 시장의 규모는 12조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많은 곳에서 대출, 보험, 신용카드 등의 상품판매 또는 유통서비스를 12조라는 비용을 취하며 제공하고 있죠. 그러나 1년에 7만 건 이상의 금융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현 상황을 미루어 본다면 분명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때문에 금융상품 유통의 경우 규제 완화 등에 시간이 소요될 지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큰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기존 금융사들의 브랜드 파워, 그들이 만들어 놓았던 유통채널 등이 지켜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런 변화가 소비자에게 자연스러운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금융 생태계, “아직 기존 금융기관은 혁신보다는 개선을, 주도하기보다는 대응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거대 금융기관들이 최근 1-2년 사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1-2년 전에는 핀테크를 마치 ‘찻잔 속 태풍’ 처럼 여기는 분들이 많았는데, 조직 개편이나 신사업 확장 등 금융사 내 동향을 미루어 보면 작년 하반기부터는 본질적인 업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국내 금융기관은 혁신보다는 개선을, 주도하기보다는 대응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여기서 많은 분들의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현재 금융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내놓는 금융혁신에 관한 계획 또는 의견들을 보면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금융시장을 고려한 생각들입니다. 현재 돌아가고 있는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약간의 개선을 위한 생각들이죠. 이게 핀테크를 활용한 현 금융사들의 전략인 겁니다.

 

어느 전략이 더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우리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대할 때 기존 1, 2, 3차 때와 다른 것은 소비자 중심의 사고에 있을 것입니다. 즉 기존 금융사들은 기존의 틀 안에서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할 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다른 산업에서 어떻게 움직이게 될 것이기 때문에 금융은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라는 관점으로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밑으로 각각의 전술들이 나올 때, ‘이 부분은 기존 프로세스를 효율화 하는 방식이 맞겠어’라고 주장 한다면 저는 그 방식에 동의할 것입니다. 다만 앞선 말한 고민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그 전술은 크게 유의미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에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기존 금융을 단순히 다르게 보이게 하거나, 빨라 보이게 하거나, 깨끗해 보이게 하거나 하는 등으로 접근한다면 기존 금융기관이 하나 더 늘어난 것에 불과할 것입니다. 기존 금융사와 다르게 '소비자의 생활이 이렇게 변할 것이니 금융은 여기, 여기, 여기에서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야만 앞서 언급한 디스럽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50년 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옷이지만 꼭 필요한 옷을 입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핀테크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입니다. 소비자는 핀테크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 필요도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본인이 가장 편한 방식으로 계속 금융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것. 이것이 핀테크를 대하는 소비자의 유일한 행동일 것입니다.
 

 

 

 

금융규제, "무조건 네거티브 규제 환경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핀테크가 글로벌 트렌드이고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니 잘 성장할 있도록 네거티브 규제 환경으로 바꾸자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금융규제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금융산업이 제대로 서기 위한 발판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규제 하에서도 보다 소비자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로가 감내해야 하는 수준을 조금 공평하게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생태계를 위한 또 하나의 요소, "투자"

 

우선 플레이어로서 해외의 투자 환경이 부럽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해외의 경우 보잘 것 없어 보이던 비즈니스가 엄청난 가치로 바뀌는 과정에 직접 투자하고 회수해 본 경험들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에 핀테크에 대해서도 100명 중 2-30명은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통찰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그러나 국내의 경우 그런 투자 역사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불확실성이 큰 대상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인 겁니다. 당연히 본인들의 투자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의사결정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바라자면, 국가가 가진 전략이나 방향이 새로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있을 때 이 영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북돋아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습니다.

 

 

핀테크를 선택한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을 겁니다”

 

데일리금융은 현재 300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 하고 있는 곳입니다. 국내 핀테크 기업 중 가장 큐모가 클 겁니다. 이분들은 모두 지금 본인의 인생에서 큰 기회비용을 감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좋은 컨설팅펌에서, 금융기관에서, 대기업에서 무척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일하던 분들이 연봉의 절반을 넘게 포기하고 데일리금융에서 함께 하고 있는 거거든요. 저는 이런 우리들에게 아주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꼭 핀테크라서가 아니라 신산업이 형성되는 과정을 초입에서부터 경험한다는 것은 무척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체감하고 있습니다. 저성장이 도래한 국가에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성장동력인데, 이 동력은 앞으로 우리나라 역시 5년, 10년 계속해서 키워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대기업들 역시도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나 조직을 결국 받아들이게 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이곳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의 가치가 앞으로 무척 높아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Fintech in DAYLI] #4. 핀테크, 좀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