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 메뉴 바로가기
DAYLI Financial Group

#5. 신승현의 핀테크 “한국형 핀테크”

May. 16. 2017
핀테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번에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각 기관이나 기업에서 말하고 있는 구분이나 정보들이 서로 다르고, 조금만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논리적이지 않은 부분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희 역시 같은 고민이 있었습니다만, 적어도 이렇게 바라보는 것이 핀테크에 대해 빠짐없이 설명할 수 있고, 고객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 신짱이 나타났다!


 

데일리는 핀테크 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Fintech in DAYLI’라는 이름의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을 시작으로 앞으로 9월까지 8차수에 거쳐 시즌 1을 진행하는데, 국내외 핀테크 전반과 데일리가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영역에 대해 한번씩 살펴 볼 예정입니다.

 

첫 스터디의 문은 데일리의 신승현 대표(라 쓰고 신짱이라 부른다)가 열었습니다. 신짱이 공유해준 내용은 지난 서울국제금융포럼 후기에서도 짧게 소개한 바 있는데, 이날 자리에서는 보다 자세한 배경설명과 사례들을 함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국내 금융산업은 국내 GDP의 6%(IT관련 산업 미포함), 시가총액 중 13%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입니다. 국내 총 이익이 1년에 120-130조의 규모일 때 은행, 보험, 증권 등의 분야에서 약 15조 정도의 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는 셈입니다. 그만큼 큰 산업인데, 이 산업이 현재 핀테크를 통해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핀테크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통해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무척 중요한 두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바일 등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고객이 금융을 사용하는 방식이 변화하게 된 것입니다.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필요해졌죠. 기존에는 고객이 이체나 출금을 위해 은행 지점을 방문했고, 그때 은행원은 ‘고객님, 이런 카드 어떠세요, 이런 펀드 어떠세요’ 하고 말을 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고객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습니다. 그저 모바일 앱을 열어서 계좌를 조회하거나 이체를 한 뒤 앱을 닫아 버리죠. 즉 고객접접이 변화함에 따라 대면영업의 기회 자체가 줄어 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지를 고민하면서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게 된 겁니다.

 

두 번째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이 단순해지고 효율적으로 변함에 따라 금융도 발을 맞춰야만 한다는 명분이 생긴 것입니다. 금융은 과거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작은 변화의 시기를 겪었습니다만, 당시의 변화는 공급자 중심에 그쳤습니다. 그저 공급자가 만들어 놓은 판 위에서 어떤 식으로 효율화할 지에 대한 고민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소비자의 행동변화에 따른 것으로 아예 판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해외에서는 국내 핀테크의 성장성을 무척 높이 평가합니다. 한국은 금융 인프라 및 서비스가 무척 잘 마련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ATM 보급대수나 신용카드 사용률은 글로벌 탑 수준이고, 변화의 핵심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88%에 달합니다. 고도화된 기술 및 금융 환경에서 소비자가는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시장인 겁니다. 강도 높은 규제 등으로 인한 시장성의 한계 때문에 투자나 진출로 연결되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1) 금융 인프라 및 서비스가 무척 고도화되어 있다는 점과 2) 스마트 디바이스 이용이 무척 적극적이라는 점은 우리가 앞으로 핀테크를 논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핀테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번에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각 기관이나 기업에서 말하고 있는 구분이나 정보들이 서로 다르고, 조금만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논리적이지 않은 부분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역시 같은 고민이 있었습니다만 적어도 이렇게 바라보는 것이 핀테크에 대해 빠짐없이 설명할 수 있고 고객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핀테크는 인에이블러(Enabler), 디스럽터(Disruptor), 플랫폼(Platform) 영역으로 확산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에이블러(Enabler)는 핵심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존 금융기관의 비효율을 개선하는 것에 기여하는 플레이어입니다. 삼성SDS나 LG CNS 같은 B2B 형태인데요. 과거에는 금융이 기술을 도입한다고 하면 내부 서버를 늘리는 등의 백단의 업무만이 해당 됐는데, 이제는 비대면, 생체인식 등 프론트단에서의 큰 변화가 필요해졌습니다. 때문에 과거처럼 사내에 전문인력 채용을 통해 대응한다든가 외주 회사 하나를 통해 대응한다든가 할 수가 없고, 각 기술 별로 개별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시장에서는 인에이블러(Enabler) 또는 파이낸셜 테크놀로지(Financial Technology)라고 부릅니다.

 

디스럽터(Disruptor)는 저비용/고효율 혁신 서비스를 통해 기존 금융기관을 일부 대체하겠다는 플레이어입니다. 표현하자면 ‘지금 금융기관이 하고 있는 것 못마땅하니 내가 직접 그 비효율을 개선해 한번 싸워보겠다’는 거죠. 그래서 기존 금융사가 라이선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오퍼레이팅 업무, 이를 테면 이체나 송금, 투자중개와 같은 서비스를 동일한(또는 비슷한) 라이선스를 통해 직접 제공하는 겁니다. 흔히 알려진 크라우드펀딩, 간편송금, P2P 보험 등이 이 영역에 해당합니다.

 

플랫폼(Platform)은 디스럽터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합니다. 기존 금융사와 싸워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거죠. 다만 한 구석에 조금 만만해 보이는 영역을 찾았는데, 그곳은 고객접점에 있는 금융상품 판매채널이었습니다.

 

금융사들은 많은 금융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고, 이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무척 비싼 판매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앞서 금융산업이 연간 15조를 벌어 들인다고 말씀 드렸는데, 이 15조를 버는 동안 판매비용으로만 12조를 쓰고 있습니다. 이 12조는 40만 명의 보험설계사와 GA, 또는 신용카드 판매사, 대출모집인에게 돌아가고 있죠. 그런데 이들은 하이마트처럼 다양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아니라 본인들의 상품만 일방향으로 판매합니다. 소비자에게 이득에 되는 구조가 아닌 겁니다.

 

플랫폼 플레이어는 결과적으로 고객의 접점에서 조회든 송금이든 소비분석이든 어떤 특정 기능을 제공해서 고객의 신뢰를 쌓은 뒤 상품을 판매하거나 자문하는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웰스매니지먼트의 영역이죠.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국내외 모두 이런 분류로 설명할 수 있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세 영역의 플레이어 모두 고객에게 보다 나은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는 동일합니다. 다만 누군가는 금융기관을 통하고, 누군가는 기존 플레이어와 경쟁하고, 누군가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을 통하는 등 그 접근방법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혁신적 기술을 가진 인에이블러는 자신의 기술을 금융기관에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거나 금융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입니다. 과거 SI 개발 또는 보안이 해당 기술의 주 분야였다면 이제는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 스크래핑, 바이오인증, 자연어처리, 비대면, 머신러닝 등 그 분야는 세분화되고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유전자분석이나 사물인터넷까지도 보험과 연계되어 개별 기술회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사와 경쟁해보겠다는 디스럽터는 금융사가 기존에 커버하지 못했던 고객군을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은행 분야에서는 P2P금융, 송금, 환전 관련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있고, 증권 분야에서는 무료주식거래나 크라우드펀딩 관련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보험 분야에서는 P2P보험과 LDI(Liability Driven Investment, 보험부채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수립) 관련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있고, 자산운용 분야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했죠. 신용카드 분야 역시 간편결제 등 많은 플레이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객접점을 노리고 있는 플랫폼 영역의 플레이어는 고객에게 특정 기능을 제공하고 신뢰를 쌓은 뒤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말씀 드렸습니다. 금융정보 조회나 간편송금, 상품 비교, 추천 등의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모으고, 이후 금융상품 판매 나아가 자산관리의 영역까지 확장하겠다는 것이죠.

 

또한 이와는 별개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신규 서비스의 형태도 있습니다. 자산관리 영역을 목표한다기 보다 관련 라이선스가 없다 보니 플랫폼의 형태로 비즈니스가 우선 세팅된 경우인데, 이를 테면 비트코인 거래소가 그렇습니다. 이 경우는 향후 제도화가 된 이후 라이선스 비즈니스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각 영역의 특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인에이블러는 이미 형성되어 있는 B2B 시장에서 활약합니다. 기업 간 거래이다 보니 규제는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몇 가지 이슈가 아니라면 크게 지장이 없습니다. 금융기관에 종속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사업 확장성은 낮습니다만 해외 확장성은 무척 매력적입니다. ‘금융환경이 고도화되어 있고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고객행동이 무척 적극적인 이 나라에서는 어떤 기술들이 의미가 있을까, 의미있는 기술들은 모바일과 금융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나라에 이식할 수있지 않을까?’와 같은 생각들 때문에 해외 플레이어들은 한국 핀테크에 대해 이 영역을 가장 매력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익모델은 프로젝트나 솔루션 기반이고, 인수합병은 활발한 편입니다. 금융기관이 해당 기술회사를 인수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기술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며, 기존 금융사와는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디스럽터는 기존 금융기관을 무너트리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내야만 합니다. 높은 규제강도가 따르고 이 규제는 기존 금융과 감독당국 간 관계에 따라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금융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에 해외 확장성도 낮죠. 내수시장을 목표로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금융기관이므로 비즈니스 모델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고, 인수합병 가능성은 적습니다. 다만 P2P금융사가 은행을 직접 영위하겠다는 생각으로 은행을 인수하는 등의 역합병은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디스럽터는 기존 금융사와 경쟁관계를 유지할 겁니다.

 

플랫폼은 비금융업에 가깝습니다. 금융의 하이마트나 코스트코가 되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주고 향후 판매나 자문 영역으로 확장하거나 비트코인 거래와 같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서비스로 진화하는 것이 이들의 방향성입니다. 고객접점과 신뢰를 확보한 이후 수익 모델을 붙여 나가는데, 이 과정에서 커머스와 같이 고객접점이 많은 비금융사와 결합하거나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 나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네오 뱅크(Neo Bank)라는 말도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네오 뱅크는 금융 플랫폼을 고객에게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금융사 서비스의 프론트에 자신의 서비스를 심는 형태입니다. 특정 금융기관과 협업해 고객접점을 함께 가져가는 방법으로, 한편으로는 리스크를 낮춘 금융서비스라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데일리가 네오 뱅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데일리뱅크’로 들어오되 뒷단의 운영업무는 모두 특정 금융기관이 담당하는 겁니다. 이는 최근 국내에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과 크게 다를 점이 없을 뿐더러 훨씬 유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이에 대한 실 사례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인에이블러 영역에 해당하는 체인(chain)은 블록체인 기술회사로, 금융기관이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싶을 때 그 툴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대부분 금융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죠. 인공지능 기반 리서치 분석 회사인 켄쇼(KENSHO)는 시장환경이 어떻게 변할 때 무엇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레포트를 자동 생성합니다.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죠. 요들리(YODLEE)는 원래 스크래핑 회사였는데, 이후 스크래핑을 통한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기반으로 금융사에 산업별/상품별 솔루션 및 데이터 분석 기능을 제공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인베스트넷이라는 회사에 인수됐습니다.

 

디스럽터 영역에 해당하는 조파(ZOPA)는 영국의 P2P금융사 입니다. 최근 규모가 커지면서 취급상품 확대를 위해 은행 라이선스를 신청했습니다. 금융사와의 직접 경쟁을 위한 역합병 사례죠.

 

플랫폼 영역에 해당하는 모벤(Moven)은 네오 뱅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국내에서는 브로콜리(개인자산관리 앱서비스) 서비스와 비슷한데, 통합 관리가 가능한 브로콜리와는 달리 모벤은 한 개 은행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모벤에 접속하면 나의 계좌나 소비이력, 투자 내역 등 특정 은행 내 모든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7개 국가의 7개 은행에 화이트라벨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렇게 모은 고객 규모는 2억 명 정도가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모벤은 향후 직접 은행이 될 수도 있고, 큰 고객 접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붙여나갈 수도 있을 겁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각 영역 별 전망에 대해서는 가치 판단이 들어가기에 조심스럽습니다만 의견을 밝히자면 이렇습니다. 인에이블러의 경우 기대가 높고 플랫폼에 대한 기대 역시 있습니다. 다만 디스럽터 영역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가 있습니다. 이는 이 사업을 하느냐 마느냐의 관점이 아니라 투자자 또는 플레이어 관점에서 해당 비즈니스가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입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국내 금융 인프라 및 서비스는 훌륭하고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고객행동도 적극적입니다. 고도화된 금융환경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이는 지에 대해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시장이 국내인 것입니다. 인에이블러의 경우 국내 B2B 시장은 이미 형성되어 있고, 금융사의 활용 의지도 강합니다. 때문에 선제적으로 상용화한 뒤 국내 B2B 모델을 해외로 이식할 수 있을 겁니다.

 

과거 금융이 해외로 진출할 때는 자본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해당 국가의 금융환경에 맞게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본을 가지고 간 것인데, 현지 플레이어는 국내 금융사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아 진출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합작을 한다면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와 함께 하는 것이 나으니까요. 그러나 B2B 기술 기반 진출은 현지 플레이어의 자본에 우리의 기술을 얹는 구조이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고 그들의 수요에도 잘 대응할 수 있습니다.

 

디스럽터의 경우 조금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내 금융기관 서비스의 넓은 커버리지를 고려했을 때 의미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디스럽터가 과연 몇 개나 될까요? 국제통화기금(IMF)는 매년 금융시장의 심도, 접근성, 효율성 등 3가지 요소로 183개국의 금융시장 발전 수준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금융발전지수를 발표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심도는 10등, 접근성이 9등, 효율성은 1등으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플레이어와 경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다보니 국내 디스럽터는 금융기관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신규 영역에 우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P2P금융의 경우,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만, 현재 P2P 투자물건 중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부동산 PF입니다. 이 물건들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났을 때 소화되던 물량들이었죠. 건전성 높게 관리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해당 물건의 위험도를 고려했을 때 시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지금 당장 눈에 드러나는 게 없다는 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해외의 경우 금융기관의 심도나 접근성, 효율성이 떨어지다 보니 빠르고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면 고객을 유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는 이미 빠르고 쉬운 환경이기 때문에 고객 유인을 위해서는 고객의 돈을 아껴주거나 더 벌어주거나 하는 등의 다른 혜택을 제공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디스럽터들은 마치 금융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처럼 동일한 것을 약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의미를 가질 진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의 결과, 즉 수익을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플랫폼 영역은 해외와 국내의 차이가 명확합니다. 국내는 금융상품 유통부문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편입니다. 규제 및 상품구조, 전문인 제도로 차이를 밝혀 보겠습니다.

 

규제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복합판매대리점 또는 IFA 제도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이 싫어하다 보니 원활히 진행되고 있진 않습니다. 상품구조 역시 복잡해 소비자가 스스로 한번에 이해하기는 어렵죠. 보험상품을 예로 들면, 전 세계에서 특약이 10개가 넘어가는 나라는 세 곳밖에 없는데 그중 한 곳이 우리나라(그외 대만, 일본)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호주의 경우 하나의 상품에 붙는 특약은 3개 이하이고, 특히 호주는 특약이 한 가지 이상일 경우 아예 두개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는 의미로 ‘번들상품’이라 부릅니다.

 

최근 국내에서 관련 제도들이 재조명 받고 있긴 합니다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영국의 경우 IFA 제도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고 미국도 유사한 제도가 존재합니다. 즉 해외의 경우 핀테크가 등장하기 전부터 소비자의 입장에서 상품을 비교해주거나 필요한 것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제도를 통해 제공 가능했는데, 국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핀테크를 통해 이런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겁니다.

 

기존 금융사가 플랫폼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내가 만든 상품만 파는 것을 원하는 회사는 다른 이가 만든 상품들까지 다루면서까지 유통시장을 공략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나서서 하겠다고 해도 다른 금융사가 협조적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2-3년 전 모 그룹이 보험상품에 대해 이런 시도를 했습니다만 다른 보험사들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 Fintech in DAYLI. Special thx to. JY



 

앞의 이야기를 뒷받침 해줄 사례를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대표적인 인에이블러인 솔리드웨어는 신용대출, 카드발급 등의 프로세스에 머신러닝을 적용해 국내에서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베트남, 프랑스 등의 회사와 논의를 진행중이고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디스럽터 중 P2P금융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동산 PF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요.

 

플랫폼의 경우 '금융상품 하이마트' 격인 머니슈퍼마켓은 시가총액 2.7조 원으로, 런던 거래소에 상장돼 있습니다. 표현 하자면, 하이마트가 금융상품만 가지고 이 정도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겁니다.

 

전문인제도는 영국의 IFA 제도, 미국의 IBD나 RIA 등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IBD는 ‘Independent Broker Dealer’의 약자로 독립 브로커를 말하는데, 이들은 증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된 전문가로 활동하며 소비자에게 자산관리에 대한 포괄적인 조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RIA(Registered Investment Adviser)는 등록투자자문업자인데, 투자상품 뿐만 아니라 보험, 예금, 연금, 모기지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하며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현재 국내에는 없는 제도입니다만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이런 제도가 안착된다면 유의미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합니다.

 

[Fintech in DAYLI] #5. 신승현의 핀테크 “한국형 핀테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