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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I Financial Group

#8. 은행, 증권, 보험...핀테크가 바꾸는 금융

Aug. 08. 2017

국제통화기금(IMF)은 해마다 금융심도(실물경제활동 대비 금융부문의 상대적 규모), 접근성, 효율성의 3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183개국의 금융시장 발전지수를 발표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중 심도 10위, 접근성 9위, 효율성 1위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한번 찾아 볼까요? 국내 ATM(현금인출기) 보급대수는 이미 2014년 10만 명당 282대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1위죠. 신용카드 사용률은 1인당 평균 1.9장을 보유하는 등 매우 높은 수준이고, 변화의 핵심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보급률 역시 88%로 세계 1위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환경을 이유로 국내 핀테크의 성장성을 무척 높이 평가합니다. 상대적으로 금융 인프라 및 서비스가 무척 잘 마련되어 있어, 금융소비자의 향후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시장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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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국내 금융은 해외의 평가와 조금 거리가 있는 듯 합니다. 우리에게 금융은 아직까지 왠지 무겁고, 어렵고, 번거로운 느낌이죠. P2P투자, 인터넷전문은행, 간편송금 등 보다 쉽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플레이어들이 여럿 등장하고 있지만, 이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중국을 두고 핀테크 강국이라 말하며 국내 금융 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요. 물론 각국의 산업 환경에 따라 변화해 나갈 모습은 다를 테지만, 국내 핀테크는 지금까지 걸어 온 것보다 가야 할길이 훨씬 많이 남아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결국 핀테크가 금융산업을 어떻게 바꾸게 될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현재 은행이나 증권업, 보험업이 핀테크로 인해 어떤 변화를 마주하고 있고, 그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일상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말입니다. 궁극적으로 바뀌게 될 모습과 현재 단계를 이해하고, 이 간극을 헤아려보고 싶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짱(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과 나눈 이야기를 요약해 소개합니다.
 

 

▲ 이 사진을 이렇게 씁니다. 이 분이 신짱이에요!

 


 

국내 금융산업 디지털화의 현 수준 “빠르다, 그러나 부족하다”

 

기존 금융이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따라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화의 정도는 다를 겁니다. 디지털화만 놓고 보면 금융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보다 오히려 중국이나 동남아의 일부 국가들이 훨씬 앞서 있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금융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스마트폰이 확산돼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국가 별 금융산업 발전 시기를 보면 국내가 1980-1990년대, 미국이나 유럽이 1970-1980년대입니다. 우리가 가진 디지털화에 대한 고민은 ‘기존 오프라인 채널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바꿀까?’에 대한 것이죠. 예금하거나 인출하러 지점을 방문한 고객을 붙잡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던 건 과거가 되어버린 겁니다. 고객의 대부분은 모바일을 통해 들어오고, 이체나 조회만 하고 앱을 닫아 버리죠. 이런 고객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디지털화의 과정인 셈입니다.

 

중국은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디바이스가 도입됐을 때 금융산업이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금융산업이 성장하게 되다보니 처음부터 지금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금융서비스의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겁니다.

 

국내는 다른 금융 선진국 대비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률이 높은 편이고, 소비자는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미 금융 외의 영역에서 많이 확인되고 있는 부분이죠. 커머스나 O2O 등 타 산업의 서비스 레벨이 진화하는 속도를 뒤따라 금융산업의 디지털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금융산업이 성장하게 된 나라와 비교한다면, 국내가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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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바꾸게 될 은행, 그리고 증권과 보험업

 

금융산업은 은행, 증권, 보험 순으로 발달해 왔습니다. 사람들이 찾게 되는 자금조달 창구의 순서죠. 은행에서 대출을 받다가 상황이 나아지면 증권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조달할 필요가 없게 되면 증권사나 보험사를 통해 자금을 운용합니다.

 

국내에서는 은행이 1차 자금조달 창구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증권업의 직접금융 시장이 많이 발전하지 못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죠. 웰스매니지먼트(Wealth Management, 자산관리) 영역보다 대출 영역이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은행의 디지털화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기존의 서비스나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그를 통해 고객이 조금 더 쉽고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증권과 보험은 조금 다릅니다. 기존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들도 많이 등장하게 되죠. 이것의 대부분은 웰스매니지먼트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나오게 됩니다. 꼭 큰 돈을 넣고 많이 벌어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개인의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기능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은행보다 우리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훨씬 더 넓은 범위의 디지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변화가 증권이나 보험보다 우리 눈에 더 잘 들어온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은행이 글로벌 동향을 조금 더 빨리 알아채고 빠르게 적용한 부분도 있지만, 도입할 때 근거가 되어 주는 규제가 증권이나 보험보다 수월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여러 비즈니스의 중개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중개 기능은 라이선스만 있다면 꼭 은행이 아니더라도 해당 업무를 사업화 할 수 있습니다. 외화송금이나 P2P대출이 그렇죠. 그러나 증권과 보험업은 증권사나 보험사가 아니면 할 수가 없습니다. 증권을 매매하거나 보험을 운영하는 것은 개별 비즈니스로 다룰 수가 없는 겁니다. 즉 증권이나 보험업은 라이선스가 가진 특성 때문에 변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은행의 변화가 우리 눈에 더 잘 들어온 것인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의 일상은 은행보다 증권이나 보험업에서의 변화가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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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가져 올 보험업의 변화, 인슈테크

 

보험사의 주요 수익모델은 자산운용, 위험보장, 사업비의 세 가지입니다.

 

자산운용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등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분산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보험에서 이 영역이 고도화 될 수 있는 이유는 상품마다 돈이 나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종신보험이냐, 실손보험이냐에 따라 지급될 돈의 금액과 출금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겁니다. 국내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보험상품의 종류에 관계 없이 들어온 돈을 하나의 저장고에서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고도화가 된 다른 국가의 경우 상품 별로 다르게 운영하고 있죠. 전문용어로 LDI(Liability Driven Investment, 부채연계투자)라고 부르는데, ‘이 상품을 통해 들어온 돈은 언제 얼마가 지급되어야 하므로 그동안 이렇게 운용하겠다’와 같은 겁니다. 다만 이 영역은 금융소비자가 일상에서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금융소비자가 보다 직접적으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위험보장 영역입니다. 과거에는 보험이 지난 20-30년 간의 통계치를 기준으로 위험을 분류하고 가격을 책정한 뒤, 실제 사고가 났을 때 비용을 부담하거나, 차익으로 이익을 얻었는데, 이제는 이런 사후대응이 아니라 사전관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람의 몸이나 자동차, 집에 어떤 장치를 붙여 놓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말이죠. 앞으로 보험은 과거 통계치를 활용해 보험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하는 것으로 업의 영역이 바뀌게 될 겁니다. IoT가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위험에 맞닿아 있는 특정 물건들이 모두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거죠. 금융소비자는 이 과정에서 ‘손목에 이걸 차고 있으니 보험료를 할인해주네, 만보 이상 걸으면 내년 보험료를 인하해주네’ 하면서 많은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필수서류를 일일이 신청하고, 취합하고, 제출해야 했던 보험료 청구 과정의 불편함 역시 많이 사라질 겁니다. 병원에서 진단서가 발급되면 그 내역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보장영역에 해당하는 질병코드일 경우 자동으로 보험사에 청구하는 등 내가 겪은 위험에 대해 누락없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화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어야 하고, 그에 맞는 규제도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적용시기를 논하기는 조금 이릅니다.

 

당장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업비 영역입니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상품판매 등 사업 운영의 명분으로 취득하는 비용입니다. 위험보장이나 자산운용의 경우 국내 보험업법 상 보험업자만 할 수 있지만, 보험상품 판매는 보험설계사나 GA 등의 외부인도 할 수 있습니다. 보험업의 IoT가 무척 초기단계인 것에 비해 판매 영역에서 인슈테크로 등장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은 이유죠. 오히려 보험사가 아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판매사가 판매하는 상품 중 본인이 가장 많은 수수료를 취득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형태로 진화해 전 상품을 다루고, 그중 소비자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상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행태가 바뀌고있는 것 역시 이런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자 비중이 30%가 되는데, 이 퍼센티지는 매년 5%p씩 오르고 있습니다. 내가 발품을 팔더라도 조금 더 나에게 이득이 되는 상품을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죠. 다만 현재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다른 보험상품의 경우 온라인 가입율이 매우 낮습니다. 1% 대죠. 같은 보장에 대해서도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20%를 싸게 살 수 있는데, 99%의 소비자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비싼 값을 지불하며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바뀌어야 할 것이 무척 많고, 바뀌어 가고 있는 시장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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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가져 올 증권업의 변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그리고 블록체인

 

현재 국내 증권업은 위탁매매 수수료(브로커리지)가 전체 수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10-20%대로 줄어들 겁니다. 브로커리지가 줄어들어 생긴 빈틈은 IB(투자은행)가 아니라 자산관리 시장이 채울 것이고요.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구조적인 이유입니다.

 

국내는 은행 중심의 직접금융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1차 자금조달 창구는 은행이라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직접금융은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증권사의 IB 영역이 성장할 만큼 국내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와 구조가 비슷한 일본 역시 1999년,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인하한 뒤 IB가 아닌 자산관리 시장이 크게 성장했죠.

 

자산관리의 변화 역시 앞서 보험업에서 언급한것과 비슷한 맥락을 따릅니다. 펀드슈퍼마켓이나 IFA(독립투자자문업자), FA(투자자문업자) 등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들이 현재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 역시 다양해질 겁니다. 국가성장률이 정체되는 시기에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보다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되는데,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이 위험자산에 투자한다는 의미는 해외처럼 IB나 기업금융을 늘린다는 말이 됩니다. 이는 다시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화가 되죠. 결국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폭이 일반금융상품이나 파생상품에서 나아가 기업금융까지 넓어지는 겁니다.

 

증권업에서의 또 다른 특징은 내부 업무 효율화를 위한 디지털화입니다. 증권업의 오퍼레이팅 업무는 은행과 보험의 그것에 비해 외부와의 접점이 매우 적습니다. 은행은 대출심사 등을 위해 외부와의 접점이 필요하고, 보험 역시 자동차 정비업체나 병원 등 외부와의 접점이 많은 편인데, 증권업은 그렇지가 않죠.

 

금융투자업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은행권보다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블록체인은 중재자 없이도 거래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수 있는 것이 핵심개념입니다. 증권을 거래할 때 한국거래소가 있어야 했고, 청산을 할 때 증권사가 있어야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질 수 있는 거죠. 블록체인은 외부와 연결될 때 무척 복잡해지는데, 증권업의 경우 그렇지가 않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겁니다.

 

금융투자협회 블록체인 컨소시엄 관련 기사 보러가기 : [김다운]첫 블록체인 시범서비스, 눈앞에…



 

핀테크, 금융산업의 디지털화 그 이상의 것

 

핀테크를 통해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변화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한 개인의 금융생활을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니라 금융 외의 것들을 살펴보는 거죠. 스마트 디바이스가 출현한 후 우리가 호텔을 예약할 때, 음식을 먹을 때, 물건을 살 때 등 일상의 소비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금융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기존 금융산업은 공급자가 금융당국과 협력해 일정한 판을 만들어 두고 소비자는 그 안에서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었는데, 지금 이 판이 완전히 뒤틀리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행동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펼쳐 두고 비교해 보고 나에게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죠. 그게 어떤 재화이든 말입니다. 소위 ‘금융은 어쩔 수 없어’ 라고 했던 말이 ‘금융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로 바뀌고 있는 배경입니다.

 

핀테크는 단순히 디바이스나 소비행태의 디지털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비자 중심으로 금융산업이 재편되는 것, 이 가운데 핀테크가 있는 것이죠. 금융소비자가 보다 쉽고 빠르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뿐 아니라, 더 저렴한 수수료 또는 더 높은 이자 등의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결국 핀테크 플레이어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Fintech in DAYLI] #8. 은행, 증권, 보험...핀테크가 바꾸는 금융 <끝>